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 미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에서 열린 시리아 미군 전사자 시신 귀환 및 운구 행사에 참석해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도버=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가 많이 걷혀 특별히 주는 것처럼 생색낸 군인 대상 연말 보너스가 사실은 이미 7월에 연방 의회가 지출을 승인한 주택수당 보조금인 것으로 드러났다. 재탕인 셈이다.

이미 잡힌 예산을 선물처럼
18일(현지시간) 미국 국방 전문 매체 디펜스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밤 대국민 연설을 통해 군인 사아다쿨 145만여 명에게 성탄절 전에 1인당 1,776달러(약 260만 원)씩 수표로 나눠 주겠다고 약속한 특별 보너스 성격의 ‘전사 배당금’이 알고 보니 의회가 군인 주택수당 보조 명목으로 배정한 예산에서 나온 것이었다고 행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고위 관계자는 전날 이 매체에 이메일로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전쟁부) 장관이 릴짱 계급 0~6(하사관과 병사 등 직급이 낮은 군인)의 모든 적격 군인에게 26억 달러(약 3조8,446억 원)를 일회성 주택 보조금 명목으로 지급하라고 국방부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매체에 따르면 7월 초 의회를 통과한 세제·예산 법안(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이 국방부에 주택수당 보충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29억 달러(약 4조2,88 바다이야기5만 8억 원)를 편성했고, 26억 달러는 이 자금의 일부다. 보조금 지급 대상은 약 128만 명의 현역 군인과 약 17만4,000명의 예비군이다. 합치면 145만4,000명이 된다.
전날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사 배당금 지급이 자신의 선심으로 내려진 결정인 것처럼 홍보하고, 자금 출처가 관세 수입일 가능성을 시사했다. “관세 덕분에 예상 사이다쿨바다이야기게임 보다 훨씬 많은 세수를 확보했고, (세제·예산) 법안도 도움이 됐다. 아무도 우리 군인만큼 그 혜택을 누릴 자격은 없다”면서다.
그러나 관세 수입의 용처는 대통령이 즉흥적으로 정할 수 없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의회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군인 보너스는 관세 수입과 무관하다. 연방정부 세입은 전부 재무부에 귀속되고 그 돈을 어 온라인야마토게임 떻게 사용할지는 의회가 결정한다. 의회 지시 없이 백악관이 관세 자금을 임의로 쓰지는 못한다”고 전했다.

인플레 와중에 현금 살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 미 워싱턴 백악관 외교 접견실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에게 재탕은 상습이다. 폴리티코는 “대통령은 이전에도 자신이 하지 않은 정기 군인 급여 인상에 대해 자신의 공로를 주장한 적이 있다”며 “이번 군인 보너스 지급도 유사한 재포장(rebrand)”이라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말 선심 공세는 이뿐만이 아니다. 그는 대국민 연설 다음 날인 이날 성탄절 전후 이틀(24, 26일)을 연방 행정부처·기관 휴무일로 지정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성탄절 전후 하루 정도를 연방 공무원 휴무일로 지정한 미국 대통령이 과거 없지는 않았지만 24, 26일을 모두 휴무로 지정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미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의 지적이다. 액시오스는 “경제 상황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커지자 이를 무마하기 위해 대중 영합적 정책을 잇달아 발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현금 살포’ 행보에 대해서는 집권 공화당 내에서도 걱정이 적지 않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수입을 활용해 저소득·중산층 미국인에게 1인당 2,000달러(약 300만 원)씩 배당금을 지급한다는 구상을 내놓기도 했는데, 국가 부채 규모가 워낙 크고 인플레이션(물가 상승)도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시중에 돈을 더 푸는 것은 적자 축소에도 물가 하락에도 도움이 안 된다는 게 공화당 내 상당수의 의견이라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