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나주시 경현동 한수제 입구 나월환 장군 동상.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정규군 한국광복군은 1940년 9월 17일 중국 땅 충칭에서 창군했다. 1945년 4월 기준 총병력은 중국군 장교를 포함 514명이었다. 광주·전남 출신은 42~44명으로 나주 출신이 가장 많은 7명이었다. 박주성 박사의 연구로 12명의 지역인사가 추가 발굴돼 현재는 모두 56명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광복군 창설 초기 전병력은 겨우 50여 명에 불과했다. 무장력을 확보한 전투 부대 보다는 임정의 상징군대의 성격이 강했다. 하지만 1941년 광복군은 급성장했 오리지널바다이야기 다. 병력도 300여 명에 육박했다. 총사령부 아래 지대 별 부대 편재도 추진됐다.

광복군의 군사력 증대는 아나키스트 계열의 합류 때문이었다. 나월환이 이끌던 한국청년전지공작대(전지공작대)가 임정에 귀속하면서 광복군은 명실상부한 독립운동 세력의 무장체로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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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월환 광복군 제5지대장


#일본 유학중 박열 만나 아나키즘 심취
한국 광복군의 주력, 전지공작대 대장 나월환은 어떤 인물인가.
나주 성당 앞 도로에서 목포 방면으로 나가는 길 오른편에 한수제 모바일바다이야기하는법 가 있다. 봄이면 벚꽃이 만발하고, 여름이면 시원한 저수지의 물색이 많은 이들을 불러모은다. 단풍이 지고 낙엽이 뒹구는 한수제 길 오른편에 작은 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그곳에 총을 든 남자 동상이 우뚝 서 있다. 멀리서 보면 가냘프고 왜소해 보인다. 군복에 총을 든 주인공이 바로, 나주 출신 나월환 대장이다.
나월환은 1912년 나주시 왕 백경릴게임 곡면 송죽리에서 태어났다. 1922년 나주 양산보통학교 입학했다가 1924년 3월 인천공립보통학교로 전학, 졸업했다. 1928년 일본으로 건너가 세이쇼중학교를 마치고 아오야마 학원을 다녔다. 이때 수감 중인 박열을 면회하고, 아나키즘 성향을 가진 최학주, 유치진 등 유학생과 교류했다.
그는 1930년 돌연 중국으로 건너간다. 중국인 황샤오 게임몰 메이의 소개로 중국 중앙육군군관학교에 들어가 1933년 제8기로 졸업했다. 졸업 후 난징에 있는 중국헌병학교 및 중국군관학교 교수를 거쳐 중국군 헌병장교로 근무했다. 그의 군복 입은 사진을 보면 작은 별 3개가 달린 계급장이 두드러진다. 중국군 장교 시절 촬영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한국혁명당·철혈단 활동에 참여하였고, 남화한인청년연맹에 가입하여 아나키스트운동에 참가했다. 나월환은 상하이 일본 조계에서 일경에 체포되어 극심한 고문과 취조를 받으면서도 아나키스트 조직과 동지들의 행방을 진술하지 않았다.

그는 국내로 송환되던 중 칭다오 부근 해상에서 바다로 뛰어들어 탈출에 성공했다. 나월환은 중국군관학교 출신의 학맥에 정규 중국군 장교의 위엄, 칭다오 탈출 무용담까지 더해져 일약 유명인사가 됐다.
 




나월환 지대장 등 광복군 제5지대 성립 기념 단체사진. 독립기념관 제공


#아나키즘 계열 독자무장력 구축
1939년 11월11일 그는 중국군 울타리를 벗어나 독자적인 무장세력 구축에 나섰다. 충칭에서 중국군관학교 출신 장교 12명과 청년 독립운동가 30여 명을 묶어 '한국청년전지공작대'를 창설하고 대장에 취임했다. 류저우 등지서 활동하던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와 중국군에 복무하던 아나키스트가 주축을 이뤘다.
임시정부와는 독자성을 유지했다. 대원 중에는 김구의 장남 김인, 조소앙의 장남 조시제도 있었다. 전지공작대는 11월18일 충칭을 떠나 총본부를 시안에 설치했다. 대장 나월환을 중심으로 ▲부대장 김동수 ▲정치조장 이하유 ▲군사조장 박기성 ▲선전조장 이해평 ▲공작조장 이재현 (후임) ▲예술조장 한유한 등으로 조직체계를 만들었다.초기에는30명 정도였다가 1941년에는 100~200여명을 상회했다고 한다.
전지공작대는 중국 항일전 지원이 한국 독립전쟁이라는 의식을 지녔다. 주로 항일 선전, 첩보·정보 수집, 초모(신규 대원 영입), 점령지 침투 후 독립운동 기반 확대 등의 임무를 수행했다. 특별하게 군사훈련도 지원했는데, 중국 34집단군 산하 훈련반에 16명이 입교해 중국군 소위로 임관, 중국군 지휘부와 협력해 전략, 군사작전에 참여했다. 이런 중국군과의 협력체계는 나월환의 중국 군관학교 이력이 크게 작동됐다.
#임정 광복군에 합류 결정
임시정부는 1940년 광복군을 창설하고, 총사령부를 시안으로 이전했다. 임정과 광복군은 중국 관내지역의 한인 무장세력인 조선의용대와 한국청년전지공작대의 흡수를 줄기차게 시도했다. 증언에 따르면 "임정에서는 전지공작대를 산하에 포섭하려고 대장인 나월환을 충칭으로 불러 귀빈관에 투숙시키고 회유책을 시작했다"고 한다. 1938년 김원봉이 창설한 조선의용대 측의 접근도 상당했다. 나월환은 조선의용대와는 소극적이었다고 한다.
1941년 1월 1일 신년단배식. 시안 이부가에 있는 전지공작대 본부 대강당이었다. 임정 조성환 군무부장, 황학수 광복군 총사령 대리를 비롯한 시안 광복군 총사령부 간부, 전지공작대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나월환 대장이 단상에 올랐다.
"본인은 대한민국임시정부의 건국방략에 위배된 행동을 하지 않으며, 한국광복군 공약을 준수하며, 한국광복군 명령에 절대 복종하며, 직무에 충실하여 조국광복운동에 지성을 다하여 희생적으로 헌신하기를 맹세한다"
전지공작대의 광복군 합류를 전격 선언했다. 나 대장은 한국광복군 5지대장에 취임했다. 나 대장의 합류는 한인 항일 무장세력의 판도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광복군 전력 확장과 상징성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

1940년대 중국 대륙의 한인 무장세력은 ▲중도좌파 계열 김원봉의 조선의용대(1938년) ▲우파 계열인 임시정부 광복군(1940년) ▲중도성향 아나키스트계 한국청년전지공작대(1939년 창설) 등이 포진해 있었다. 우파와 중도세력이 통합한 셈이다. 1년 후인 1942년 김원봉의 조선의용대도 광복군에 합류한다.
 




1939년 백범 김구와 함께 한 한국청년전지공작대. 원안은 나월환. 독립기념관 제공


#극심한 반발 속 부하에게 피살
나월환은 1942년 3월 1일 만세운동 기념식을 마친 뒤 대원들에게 영화관람권을 배부했다. 그 후 갑자기 나 대장이 사라졌다. 며칠 뒤 제5지대 본부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폐쇄된 우물 속에서 나월환의 시신이 발견됐다. 1년 전에 행방불명된 현이평의 시신도 함께 발견되었다.
임정 뿐 아니라 중국도 나서 대대적인 범인 검거에 나섰다. 범인은 나 대장의 광복군 합류에 불만을 품은 부하 박광운이었다. 이 사건으로 20명이 체포돼 박광운은 사형, 배후 조종자였던 이하유·김동수는 무기징역을 비롯 나머지 제5지대원 5명이 2년~15년형을 받았다. 나 대장의 사망으로 광복군의 주력부대인 5지대는 구심점을 상실했고, 광복군 전체가 커다란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임정은 기존, 1,2지대와 5지대를 통합했다.
전지공작대는 "특정 정파에 속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존립한다."는 신념이 강했다. 전지공작대가 광복군으로 편입되는 과정에서 대원들의 반대가 적지 않았고, 광복군으로 편입된 이후에도 대원들이 광복군 총사령부의 지시에 순응하기보다는, 독자적인 입장이 강했다.

지대장인 나월환은 광복군 총사령부의 지시와 대원들의 반발 사이에서 적지 않은 고충을 겪었다. (국가보훈부 2014년'이달의 독립운동가 나월환' 편 참조)
 




1939년 한국 광복진선청년공작대 대원들의 단체 사진. 독립기념관 제공


나월환, 그는 계급의 지배를 거부한 순수한 인간, 아나키스트였다. 그를 지배한 것은 일제였다. 그래서 항거했고, 지배의 사슬을 끊기 위해 독자적 무장세력을 창설했다. 그에게 아나키즘의 독자성 보다 더 중요한 건 저항의 연대를 통한 피지배 청산이었다. 그래서 광복군 합류를 결정했는지 모른다.
1941년 초 시안에서 만났던 조선의용대 대원이 기억하는 나월환의 모습이다.
"그는 로마의 대 웅변가 키케로도 무색할 만한 웅변가, 아니 열변가였다. 무정부주의자건, 민족주의자건, 심지어는 맑스주의자들 까지도 그의 연설을 듣고는 감동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조금치도 젠 체하는 태도가 없었다. 그는 상급도 승인하지 않고, 하급도 승인하지 않고, 또 중앙집권제도 승인하지 않는 평등주의적 무정부주의자- 철저한 무정부주의자였다."                              /이건상 기자 lgs@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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