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고양이와 개가 공원에서 만났습니다. 고양이가 풀밭에 누워 편하게 뜨고 있을 때, 개가 다가와 물었습니다. “왜 그렇게 게으르니? 왜 뛰어 놀지 않니?” 고양이는 잠시 생각하다가 대답했습니다. “나는 솔직히 너처럼 뛰어 다니는 게 전혀 재미없어. 충분히 기운이 남아있으니 그냥 누워서 세상을 감상하는 게 더 좋거든.” 그러자 개는 웃으며 말했어요. “나는 뛰는 게 좋아! 흙냄새도 맡고, 바람도 느끼고, 주인과 놀 수 있으니! 뭐, 고양이는 수많은 ‘잘생긴’ 창문 밖의 세상에서 뭐하고 있는지 모르겠네.” 고양이는 으르렁 거리며 대꾸했죠. “그래서 넌 왜 나를 보면서 짖고 있는 거야? 나를 향한 애정 표시인지 아님 질투인지?” 개는 잠시 고민 후 솔직하게 말했어요. “사실, 나는 네게서 나오는 그 ‘모든 게 귀찮다’는 느낌이 무척 부럽거든!” 그러자 고양이는 미소를 지으면서 대답했습니다. “그럼 서로 바꾸면 어떨까? 나는 너처럼 뛰어 다니고, 넌 나처럼 여유롭게 누워있어.” 개는 잠시 고민하더니 한숨을 쉬며 말했습니다. “그건 힘든 것 같아. 아무래도 나는 내 본분을 지키는 게 좋겠다. 근데 한 가지 확실한 건, 너는 나의 뛰어난 게으름으로 세상을 채워줘!”